닫기
홈 > 학습지원 센터 > 한국어뉴스

한국어뉴스

[손진호 어문기자의 말글 나들이]“넙치 대짜요”
이름: 한스터디    작성일자: 2016-06-14 03:54    조회수: 1114    
‘광어(넙치).’ 전남 해남의 한 횟집에서 본 차림표다. 비록 괄호 속이었지만 넙치를 보니 반가웠다. 우리말 넙치가 한자말 광어(廣魚)에 밀려나는 게 아쉬웠기 때문. 불현듯 어느 선배가 들려준 ‘멍게와 우렁쉥이’ 얘기가 생각난다.

멍게가 우렁쉥이의 사투리이던 시절, 어느 음식점 차림표에 ‘멍게’와 ‘우렁쉥이’가 나란히 있는 게 아닌가. 까닭을 묻자 주인은 “멍게를 찾는 손님도 있고 우렁쉥이를 찾는 손님도 있어 우리 가게엔 둘 다 있다는 뜻으로 써놓았다”고 하더란다. 말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언중이라는 사실을 넌지시 알려주는 절묘한 선택이었다. 지금은 둘 다 표준어이지만 멍게가 더 자주 쓰인다. 북한 조선말대사전에는 멍게는 없고 ‘멍기’와 ‘우릉성이’만 있다.